만성간염의 간수치는 얼마인가요?

만성 간염과 간 수치: 숨겨진 이야기

만성 간염은 간에 염증이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간 수치 하나만으로 만성 간염의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만성 간염이면 간 수치가 얼마나 높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지지만, 현실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미묘합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간 수치, 즉 AST (Aspartate Aminotransferase)와 ALT (Alanine Aminotransferase)는 간세포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간세포가 손상되면 이 효소들이 혈액 내로 유출되어 수치가 상승하게 됩니다. 흔히 만성 간염 환자의 간 수치는 정상 범위인 40 IU/L를 약간 넘는 수준에서 300 IU/L까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정상 범위의 간 수치를 보인다 하더라도 만성 간염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요? 만성 간염은 간에 오랜 기간 동안 염증이 지속되는 질환입니다. 초기에는 염증이 심해 간 수치가 높게 나타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염증의 강도가 약해지거나 간이 손상에 적응하면서 간 수치가 정상 범위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치 조용한 암살자처럼, 간은 서서히 손상되지만 간 수치는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더욱 혼란스러운 점은, 급성 간염의 경우 간 수치가 1,000 IU/L 이상으로 매우 높게 상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성 간염 역시 간혹 급성 악화를 겪으면서 간 수치가 급격하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환자는 극심한 피로감, 황달, 복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됩니다.

따라서 간 수치만으로 만성 간염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만성 간염은 간 조직 검사, 바이러스 검사, 영상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진단해야 합니다. 특히,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간 건강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간 수치가 정상 범위 내에 있더라도,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 만성 피로, 소화 불량, 복부 불쾌감 등 간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있는 경우
•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인 경우
• 간 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
• 과도한 음주를 즐기는 경우
•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간 질환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립니다. 손상이 심각해질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간 건강을 꾸준히 확인하고, 간 질환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 수치에 대한 맹신은 금물이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여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간 건강을 지키는 것은 곧 삶의 질을 높이는 현명한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