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 상자의 크기는 얼마인가요?

6호 상자, 그 작은 공간 속에 담긴 이야기들

35cm의 가로, 25cm의 세로, 그리고 23cm의 높이. 6호 상자의 크기는 이렇게 간단하게 정의될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길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합니다. 단순한 숫자 세 개가 아닌, 수많은 이야기와 감정, 기억들을 품을 수 있는 작은 우주와 같습니다. 우리는 흔히 택배 상자, 선물 상자, 이사짐 상자 등으로 6호 상자를 마주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각 상자마다 다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며 밤잠을 설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산타클로스가 가져다 줄 선물이 들어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렸던 그때, 6호 상자는 크고 화려한 선물 상자였습니다. 종이로 포장된 상자를 조심스럽게 뜯으며 느꼈던 설렘,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장난감을 꺼내 들었을 때의 벅찬 기쁨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 작은 상자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순수한 기쁨과 꿈을 담고 있는 소중한 시간의 캡슐이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 취직했을 때,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택배 상자 역시 6호 상자였습니다. 익숙한 크기의 상자 안에는 따뜻한 엄마의 손길이 담긴 김치와 정성스럽게 싸온 밑반찬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고향의 정취와 부모님의 사랑이 듬뿍 담긴 그 상자는 낯선 도시에서 홀로 생활하는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고된 하루를 마치고 퇴근 후, 그 상자에서 꺼낸 김치 한 잎은 그 어떤 호텔 요리보다 맛있었습니다. 6호 상자는 단순한 택배 상자가 아니라, 부모님의 깊은 사랑을 전해주는 매개체였습니다.

이사를 할 때, 6호 상자는 추억을 담는 그릇이 되었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옷가지, 오래된 사진, 낡은 일기장 등,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긴 물건들을 조심스럽게 상자에 담았습니다. 상자 하나하나에는 지난 시간들의 기억과 감정이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6호 상자는 단순한 이삿짐 상자가 아니라, 저의 삶의 한 조각을 간직하는 보관함이었습니다.

35cm x 25cm x 23cm, 단순한 숫자에 불과한 6호 상자의 크기는 그 안에 담긴 내용물에 따라 무한히 확장됩니다. 기쁨과 슬픔, 설렘과 아쉬움, 사랑과 그리움 등 다양한 감정들이 6호 상자 안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다음번에 6호 상자를 마주하게 된다면,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상상하며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그 작은 공간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깨닫게 될 것입니다. 6호 상자는 단순한 상자를 넘어, 우리 삶의 이야기를 담는 작지만 소중한 그릇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