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두당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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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기준 한우 비육우 생산비는 두당 1,033만 7천원인데 반해, 도매가격은 744만 7천원(경락가격 15,947원/kg, 평균 출하체중 467kg 기준)에 그쳐, 출하 시마다 농가 부채가 289만원씩 증가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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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한 마리, 천만 원 시대의 그림자: 가격 너머의 이야기

한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고급 식재료이자 우리 농업의 중요한 축이다. 마블링이 아름다운 선홍빛 고기 한 점에는 농민들의 땀과 정성, 그리고 오랜 시간의 노력이 깃들어 있다. 그러나 2022년 기준, 한우 비육우 생산비가 두당 1,033만 7천 원에 달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이 천만 원짜리 소 한 마리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단순히 높은 생산비와 낮은 도매가격의 차이, 즉 289만 원의 적자만이 전부일까?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숫자는 냉혹하다. 농민들은 정성껏 키운 소를 팔 때마다 빚더미에 앉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 출하체중 467kg, 경락가격 kg당 15,947원으로 계산되는 744만 7천 원의 도매가격은 사료값 폭등, 인건비 상승, 시설 투자 비용 등 1,033만 7천 원에 달하는 생산비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한 손익 계산만으로는 한우 산업의 위기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우선, 한우 사육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한우는 다른 축종에 비해 사육 기간이 길고,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송아지부터 출하까지 약 30개월, 농민들은 매일같이 소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최적의 사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노동 집약적인 특성은 생산비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또한, 국제 곡물 가격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료값은 농가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우 가격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농민들은 제값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유통 과정의 복잡성과 높은 유통 마진은 소비자 가격 상승과 농가 수익 감소라는 이중고를 야기한다. 결국,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손해가 되는 구조인 것이다.

한우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단순히 가격 문제만 해결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사료 자급률 향상을 위한 노력, 유통 구조 개선을 통한 마진율 축소, 그리고 농가 소득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한우 생산 과정의 어려움과 가치를 알리고, 국내산 농축산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한우 한 마리, 천만 원. 그 안에는 농민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한우 산업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담겨 있다. 단순한 숫자 너머에 있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지속 가능한 한우 산업, 그리고 농민들의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