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표기법 4항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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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표기법 제4항은 파열음 표기 시 된소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국어에는 유성 파열음이 없기 때문이며, 어떤 경우 유성 파열음처럼 들리는 소리도 실제로는 다른 음운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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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표기법 제4항은 외래어를 우리말로 옮겨 적을 때, 파열음(p, t, k, b, d, g)을 표기하는 데 있어 된소리(ㄲ, ㄸ, ㅃ, ㅆ, ㅉ)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어의 음운 체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단순히 외래어 표기의 편의성을 위한 규정이 아니라, 우리말의 체계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국어의 파열음은 무성 파열음(p, t, k)과 유성 파열음(b, d, g)으로 나뉘는데, 중요한 차이점은 유성 파열음의 경우 발성(성대의 진동)을 동반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어에는 유성 파열음이 자음으로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밥’의 ‘ㅂ’이나 ‘듣다’의 ‘ㄷ’과 같은 소리는, 영어의 /b/나 /d/와 같은 유성 파열음과 비슷하게 들리지만, 실제로는 무성 파열음이 모음이나 다른 자음의 영향을 받아 유성음처럼 발음되는 현상입니다. 즉, /b/, /d/, /g/와 같은 유성 파열음은 국어의 자립적인 음운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국어 음운 체계의 특징 때문에 외래어 표기법은 파열음 표기 시 된소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만약 외래어의 파열음을 된소리로 표기한다면, 그것은 국어의 음운 체계를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어 단어 ‘stop’을 ‘스탑’이라고 표기하는 것은, ‘p’를 국어의 ‘ㅍ’으로 표기하는 것보다 ‘ㅃ’으로 표기하는 것이 더 정확하게 발음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국어 음운 체계에 없는 ‘ㅃ’을 도입하는 것이므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스탑’이라는 표기는 영어 발음을 있는 그대로 옮기려는 시도일 뿐, 국어의 음운 체계에는 부합하지 않는 표기입니다. 따라서 ‘스톱’과 같이 무성 파열음으로 표기하는 것이 외래어 표기법 제4항에 부합하는 정확한 표기입니다.

물론, 외래어 표기는 단순히 음운의 일치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경우에는 표기의 통일성이나 기존의 관습 등을 고려하여 예외적으로 된소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이며, 원칙적으로는 된소리를 사용하지 않고, 국어의 음운 체계에 맞춰 표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래어 표기법 제4항은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우리말의 체계를 유지하고 외래어를 효율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중요한 원칙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말의 순수성을 지키면서 외국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래어 표기법을 숙지하고 올바르게 적용하는 것은 국어 사용자로서 가져야 할 중요한 책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외래어 표기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담긴 국어 음운 체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표기법을 적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체계성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