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북 먹는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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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들은 말리기 어려운 전복 내장을 버리지 않고 게우라 부르며 죽에 넣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체력 소모가 큰 물질 후 에너지 보충과 산후 조리에 효과적이라 여겨져 전복죽은 제주에서 귀한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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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의 진주, 전복. 그 단단한 껍질 속에 감춰진 깊은 풍미는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지만, 우리가 흔히 즐기는 전복의 맛은 단순한 미식의 경험을 넘어 오랜 세월 제주 사람들의 삶과 깊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전복 내장, 흔히 ‘게우’라 불리는 그 녹색의 페이스트는 단순한 부산물이 아닌, 제주인들의 지혜와 생존의 역사가 담긴 귀한 식재료다. 그렇다면 제주 사람들은 왜, 어떻게 전복 내장을 먹게 되었을까? 그리고 그 속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제주 해녀들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바다의 삶을 이어왔다. 숨 막히는 수중 작업은 엄청난 체력을 요구했고, 잠수 후에는 급격한 체력 저하를 겪기 일쑤였다. 말리기 어렵고 다소 역한 냄새를 풍기는 전복 내장은 본래 버려지는 부산물에 가까웠다. 하지만 먹을거리가 귀했던 시절, 제주 해녀들은 버려지는 것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전복죽’이다. 단순히 버려지는 것을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전복 내장의 풍부한 영양성분을 활용해 체력을 회복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전복 내장, 게우에는 풍부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다. 특히 고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은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이는 격렬한 육체 노동 후 급격한 체력 소모를 겪는 해녀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귀중한 영양 공급원이었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전복죽은 산후 조리에도 널리 활용되어 왔다. 출산 후 허약해진 산모의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은 오랜 경험과 관찰을 통해 축적된 제주인들의 지혜를 보여준다.

게우를 활용한 전복죽의 제조법 또한 제주 해녀들의 오랜 노하우가 담겨있다. 단순히 게우를 넣는 것 이상으로, 섬세한 불 조절과 재료 배합을 통해 최상의 맛과 영양을 끌어내는 기술이 전승되어 왔다. 이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제주 해녀들의 생존 전략이자, 그들의 삶의 지혜가 녹아든 하나의 문화유산으로 볼 수 있다. 게우의 특유의 비릿함은 찹쌀의 고소함과 전복의 감칠맛과 어우러져 독특하고 풍부한 맛을 자아낸다. 이는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음식을 넘어, 제주 바다의 강인함과 제주 해녀들의 끈기있는 생활력을 상징하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제주 사람들이 전복 내장을 먹는 이유는 단순한 미식적 즐거움을 넘어, 척박한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영양 공급과 건강 유지를 위한 오랜 지혜의 산물이다. 게우를 활용한 전복죽은 제주 해녀들의 강인한 생활력과 슬기로운 생존 전략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음식이며, 그들의 삶과 역사가 깃든 귀중한 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전복죽은 제주를 넘어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이 되었지만, 그 기원과 의미를 되새겨 볼 때, 우리는 제주 바다와 해녀들의 삶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