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이 싱거울때?

된장, 한국인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찌개의 기본이 되고, 쌈장으로, 양념으로, 심지어 간식으로도 활용되는 된장은 그 자체로 한국 음식 문화의 심장과도 같다. 그런데 정성껏 담근 된장, 혹은 시장에서 공들여 고른 된장이 싱겁다면? 그 맛은 깊어야 할 깊이를 잃고, 풍미는 흐릿해진다. 이럴 때 막장 가루만 믿고 덜컥 넣었다가는 오히려 쓴맛이나 역겨운 냄새로 인해 맛을 망칠 수도 있다. 된장이 싱거울 때, 단순히 소금을 추가하는 것 이상의, 좀 더 세련되고 전통적인, 그리고 실패 확률을 낮추는 방법들을 알아보자.

막장 가루를 활용하는 방법은 분명 간편하고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막장 가루 자체의 짠맛과 특유의 강한 풍미가 된장의 기존 풍미를 압도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소금물에 불리는 과정은 막장 가루의 짠맛을 어느 정도 중화시키고, 쓴맛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양 조절에 실패하면 오히려 텁텁하고 씁쓸한 맛이 강해질 수 있다. 따라서 막장 가루를 사용할 때는 아주 소량씩 넣어가며 간을 보는 것이 중요하며, 되도록이면 숙성된 막장 가루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신선하지 않은 막장 가루는 잡내가 더욱 강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막장 가루 외에도 된장의 싱거움을 해결하는 다른 방법들이 있다. 첫째, 멸치액젓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멸치액젓은 감칠맛을 더해주는 동시에 적절한 염도를 높여준다. 멸치액젓 특유의 비릿한 맛이 거슬릴 수 있으므로 소량씩 추가하며 맛을 조절해야 한다. 된장의 종류에 따라 어울리는 멸치액젓의 종류도 다르므로(예: 까나리액젓은 깊은 감칠맛을 더해주지만, 특유의 냄새가 강할 수 있다.) 미리 테스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새우젓이나 된장 자체를 볶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새우젓은 짠맛과 감칠맛을 동시에 제공하며, 된장의 풍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새우젓의 짠맛이 강하므로, 소량씩 첨가해야 한다. 된장을 볶는 경우에는 중불에서 천천히 볶아 수분을 날리고 깊은 풍미를 더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된장의 짠맛을 직접적으로 높이는 것은 아니지만, 풍미를 극대화하여 싱거움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게 해준다. 볶는 과정에서 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셋째, 된장의 싱거움이 심각하지 않다면, 다른 재료의 간을 조절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된장찌개라면, 다른 재료(두부, 야채, 고기 등)에 간을 더하여 전체적인 균형을 맞출 수 있다.

결론적으로, 된장이 싱거울 때는 단순히 소금만 추가하는 대신, 막장 가루, 멸치액젓, 새우젓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깊이 있는 맛을 더하고, 혹은 볶는 과정을 통해 풍미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료의 양을 조절하는 섬세함과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신만의 최적의 방법을 찾는 것이다. 단순히 싱거움을 해결하는 것 이상으로, 된장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