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혈전색전증이란 무엇인가요?

전신혈전색전증(systemic thromboembolism), 흔히 듣지 못한 용어지만,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입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혈액이 비정상적으로 응고되어 생긴 혈전(피떡)이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중요한 혈관을 막아버리는 현상입니다. 마치 강물을 흐르던 큰 돌덩이가 갑자기 강줄기를 막아버리는 것과 같은 위험한 상황을 초래합니다. 이 돌덩이가 어느 곳을 막느냐에 따라 증상과 위험도가 달라지지만, 가장 흔하고 위험한 곳은 바로 폐동맥입니다. 폐동맥을 막는 것을 폐색전증(pulmonary embolism, PE)이라고 하며, 전신혈전색전증의 가장 심각한 형태입니다.

전신혈전색전증은 단순한 질환이 아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다인성 질환입니다. 혈액 응고 과정의 이상, 혈관벽 손상, 혈류 속도 저하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혈액이 끈적끈적해지거나 혈관 벽이 손상되어 혈전이 잘 생기는 환경이 조성되고, 그 혈전이 혈류 속도가 느려 몸 안을 떠돌아다니다가 중요한 혈관을 막아버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혈전이 생성되고 이동하는 데에는 여러 위험 요인들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심방세동과 같은 심장질환, 최근 수술이나 외상, 장시간 비행이나 긴 여정으로 인한 장시간 부동 자세, 암, 유전적 소인, 임신 및 산후, 비만, 흡연, 경구피임약 복용 등이 있습니다. 특히 장시간 움직이지 않으면 다리 정맥에 혈전이 생기기 쉬운데, 이 혈전이 떨어져 나와 폐동맥으로 이동하면 폐색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 요인들은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켜 전신혈전색전증의 위험을 더욱 높입니다.

전신혈전색전증의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폐색전증의 경우, 갑작스러운 숨가쁨, 가슴 통증, 기침, 객혈(피를 토하는 것), 어지럼증,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조용히 진행되다가 갑자기 심각한 상태에 이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른 장기로 혈전이 이동하면 해당 장기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며, 뇌혈전의 경우 뇌졸중, 심장혈전의 경우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전신혈전색전증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위에 언급된 위험 요인들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금연, 적절한 운동, 건강한 식단, 체중 조절 등 생활습관 개선과 더불어, 장시간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규칙적인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을 통해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만약 위험 요인이 있거나 전신혈전색전증의 증상이 의심된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전신혈전색전증은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되는 질환임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