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은 간손상입니까?

지방간은 간 손상입니까? 단순히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하기에는 복잡한 질문입니다. 지방간이란 간세포 내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것 자체가 간세포의 직접적인 손상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마치 과도한 짐을 실은 트럭이 무거워졌다고 해서 트럭 자체가 망가진 것은 아닌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짐은 트럭의 엔진과 부품에 장기적인 부담을 주어 결국 고장을 야기할 수 있듯이, 지방간 역시 방치하면 심각한 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방간은 간 손상의 초기 단계이자, 잠재적인 간 손상의 위험 요인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초기 단계에서는 실제 간세포의 손상이 미미하거나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알코올 섭취를 중단하면 간세포가 지방을 분해하고 배출하는 능력이 회복되면서 상당 부분 회복될 수 있습니다. 4~8주 이내에 지방 감소 효과가 나타나고, 3~4개월 안에 완치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는 간세포가 본래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지방간을 단순히 ‘경미한 상태’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지방간이 지속되면 간세포의 염증, 섬유화, 결국 간경변증이나 간세포암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간세포의 염증은 간세포의 기능 저하를 초래하고, 섬유화는 간 조직의 경화를 의미하며, 이러한 과정은 회복 불가능한 간 손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즉, 지방간 자체는 간 손상이 아니지만, 지방간을 방치하면 심각한 간 손상을 초래하는 위험한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방간의 심각성은 단순히 지방 축적의 정도뿐 아니라, 동반 질환의 유무, 개인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지방간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과 같이 염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간 손상의 위험이 훨씬 커집니다.

따라서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면, 단순히 금주와 식이요법만으로 자가 치료를 시도하기보다는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여 정기적인 검진과 적절한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혈액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간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개인의 상태에 맞는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간 손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지방간은 초기에는 회복 가능성이 높지만,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건강한 생활 습관과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지방간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