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RD 말기신부전이란?

말기신부전(ESRD, End-Stage Renal Disease)은 신장의 기능이 거의 완전히 상실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것을 넘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를 말하며, 이는 곧 삶의 질 저하와 생명의 위협으로 직결됩니다. 우리 몸의 필터 역할을 하는 신장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서 혈액 속 노폐물이 제거되지 않고 축적되어 여러 가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ESRD는 급성신부전과 만성신부전의 두 가지 경로를 통해 발생합니다. 급성신부전은 갑작스럽게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로, 심한 탈수, 약물 과다 복용, 감염, 외상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적절한 치료를 통해 신장 기능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원인 질환이 심각한 경우, 만성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만성신부전은 서서히 진행되는 신장 질환으로, 고혈압, 당뇨병, 사구체신염 등의 만성 질환이 주요 원인입니다. 장기간에 걸쳐 신장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며,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하여 자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점차 신장 기능이 악화되면서 여러 증상이 나타나고, 결국 ESRD에 이르게 됩니다.

ESRD 환자는 신장의 필터 기능이 거의 상실되었기 때문에, 혈액 속 노폐물인 요독소가 축적됩니다. 이러한 요독소는 메스꺼움, 구토, 식욕 부진, 피로, 근육 경련, 가려움증, 수면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합니다. 또한, 신장은 혈압 조절, 적혈구 생성, 칼슘과 인 등 전해질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ESRD는 고혈압, 빈혈, 골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심각한 경우 심혈관 질환, 신경계 질환,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

ESRD의 진단은 혈액 검사, 소변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혈액 내 크레아티닌 수치와 사구체 여과율(GFR)을 측정하여 신장 기능의 정도를 평가하며, 소변 검사를 통해 단백뇨나 혈뇨 등의 이상 유무를 확인합니다. 초음파 검사는 신장의 크기와 구조를 평가하는 데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사구체 여과율(GFR)이 15mL/min/1.73m² 미만일 경우 ESRD로 진단합니다.

ESRD의 치료는 크게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혈액투석은 인공 신장을 이용하여 환자의 혈액을 체외로 빼내어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법이며,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치료법입니다. 복막투석은 복막을 이용하여 혈액 속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혈액투석에 비해 편리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신장이식은 건강한 사람의 신장을 이식받는 방법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지만, 적절한 기증자를 찾기 어렵고 이식 후 거부 반응 등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말기신부전은 치료가 어렵고 삶의 질 저하를 가져오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을 관리하고 생명 연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와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만약 신장 질환이 의심될 경우,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고, 조기에 발견하여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ESRD로 인한 고통을 최소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