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에서 장애인을 분류하는 방법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장애를 단순한 질병이나 신체적 결함으로만 정의하지 않습니다. WHO는 장애를 개인의 신체 기능, 활동 수준, 그리고 사회적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현상으로 이해하며, 이를 평가하기 위해 국제기능, 장애 및 건강 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Functioning, Disability and Health, ICF)라는 체계를 사용합니다. ICF는 장애를 단순히 의학적 진단으로만 분류하는 기존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건강 상태와 환경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보다 포괄적인 관점을 제공합니다.

ICF는 크게 세 가지 구성 요소로 나뉩니다. 첫째, 신체 기능 및 구조(Body Functions and Structures)는 신체의 해부학적 부분과 생리학적 기능을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시력 감퇴, 청력 손실, 운동 기능 저하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단순히 ‘시력이 나쁘다’라는 진단보다 시력의 정도, 특정 시각 기능의 저하 정도 등을 구체적으로 평가합니다. 이 부분은 의학적 검사와 평가를 통해 측정됩니다.

둘째, 활동(Activity)은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수행하는 동작과 행동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걷기, 옷 입기, 글쓰기, 의사소통하기 등이 포함됩니다. 여기서는 개인의 신체 기능 제약으로 인해 어떤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지, 그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보조 기구나 지원을 통해 얼마나 개선될 수 있는지 등을 평가합니다. 단순히 걷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얼마나 멀리 걸을 수 있는지, 어떤 속도로 걸을 수 있는지, 어떤 지형에서 걷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합니다.

셋째, 참여(Participation)는 개인이 사회, 직장, 가족, 여가 활동 등에 참여하는 정도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직업 활동, 사회적 관계, 교육 활동 등에 참여하는 정도를 평가합니다. 이 부분은 개인의 활동 제약이 사회적 역할 수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사회적 환경이 개인의 참여를 얼마나 지원하는지 또는 제약하는지 등을 고려합니다. 단순히 직업을 갖지 못한다는 사실보다, 직업을 갖지 못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사회적 지원 시스템을 통해 직업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입니다.

ICF는 이 세 가지 구성 요소 외에도, 환경 요인(Environmental Factors)과 개인적 요인(Personal Factors)을 고려합니다. 환경 요인은 개인의 활동과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물리적, 사회적, 태도적 환경을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접근성이 좋은 건물, 장애인을 위한 지원 서비스, 사회적 편견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개인적 요인은 개인의 성격, 나이, 성별, 교육 수준, 라이프스타일 등과 같은 개인의 특성을 포함합니다.

결론적으로 WHO의 장애 분류는 단순한 질병 분류를 넘어,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의 제약과 환경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장애를 이해하고 평가하는 체계입니다. 이러한 포괄적인 접근 방식은 장애인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효과적인 지원 및 정책 수립에 필수적입니다. ICF는 장애를 가진 개인의 능력을 강화하고, 사회적 참여를 증진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단순한 분류를 넘어, 장애인 개개인의 특성과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