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사진찍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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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사진은 고인의 영원한 기억을 담는 존재이자, 남은 자들에게는 추모의 대상이 되는 유품입니다. 유교 문화권에서 제사를 지낼 때 망자의 초상을 사용했던 전통이 사진 기술의 발달로 영정사진으로 계승된 것입니다. 사진은 과거 초상화처럼 고인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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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사진. 단어만으로도 숙연함과 묘한 쓸쓸함이 느껴지는 이 사진 한 장에는, 단순히 고인의 모습만 담기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삶의 흔적, 가족의 사랑, 그리고 떠나간 이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배어 있다. 단순히 죽음을 기록하는 사진이 아닌, 삶을 기념하고, 추억을 간직하며, 슬픔을 위로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영정사진을 찍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여러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고인의 모습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함이다. 세월이 흘러 기억이 흐릿해지고, 함께 했던 순간들이 잊혀질지라도, 영정사진은 고인의 마지막 모습, 가장 아름다웠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오랜 시간이 흘러 자녀, 손주 세대에게 고인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질 때, 영정사진은 고인의 존재를 끊임없이 상기시켜주는 소중한 매개체가 된다. 젊은 시절의 사진과 비교하며 세월의 흐름을 느끼고, 고인의 삶을 되짚어보며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사진이 아닌, 가족들에게 전해지는 소중한 유산이자, 가족사의 일부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두 번째 이유는 남은 자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추모의 대상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갑작스러운 이별은 엄청난 슬픔과 상실감을 가져온다. 고인을 떠나보낸 슬픔 속에서, 영정사진은 고인과의 마지막 작별을 의미있게 마무리 짓도록 돕는다. 사진 속 고인의 편안한 모습, 혹은 생전의 밝은 표정은 슬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며, 망자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제사상에 모셔지거나, 추모 공간에 놓인 영정사진은 남은 이들에게 고인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마음속에 늘 함께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는 슬픔의 과정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셋째, 유교 문화권의 전통과 연관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로부터 초상화를 통해 조상을 기리고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사진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러한 전통은 영정사진으로 이어졌다. 영정사진은 단순히 기억을 보존하는 것을 넘어, 조상을 공경하고, 가족의 역사를 이어가는 중요한 의식의 일부로 자리매김하였다. 제사를 지낼 때, 영정사진은 고인의 혼이 머무는 공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가족 구성원들의 정체성과 연대감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영정사진은 고인의 삶을 기념하고 기리는 행위 자체를 의미한다. 잘 차려입은 옷, 편안한 표정, 혹은 고인이 생전 좋아했던 소품들을 함께 배치하여 촬영하는 영정사진은 고인의 삶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진 속에 담긴 섬세한 표정과 디테일들은 고인의 성격, 취미, 삶의 가치관 등을 보여주며, 그들의 삶을 기억하고 기리는 데 도움을 준다. 이렇게 영정사진은 단순한 사진을 넘어, 고인의 삶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가족의 역사를 이어가는 중요한 매개체로서 그 의미를 더한다. 따라서 영정사진 촬영은 단순히 사진을 찍는 행위를 넘어, 고인과 가족 모두를 위한 소중하고 의미있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