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사회 국가는 어디인가요?

초고령화 사회의 선두주자, 일본.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훌쩍 넘어선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초고령 사회의 명암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길어진 수명은 분명 축복이지만, 낮은 출산율과 맞물려 사회 구조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로 부상했다. 눈에 띄는 백발의 행렬은 단순한 고령화를 넘어 사회 전반에 걸친 다층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다. 젊은 세대가 줄어들면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이는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업들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세수는 줄어들며 사회 복지 시스템 유지에 빨간불이 켜진다. 부족한 세수는 사회 인프라 투자 감소로 이어져 미래 세대의 성장 동력마저 약화시키는 악순환을 야기한다.

의료 시스템 또한 과부하 상태에 놓였다. 만성 질환을 앓는 고령 인구 증가로 의료비 지출이 급증하고, 의료 인력 부족은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간병 문제 역시 심각하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돌볼 인력이 부족해 가족 구성원들이 간병 부담을 떠안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가족 구성원들의 경제 활동 참여를 제한하고,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또 다른 사회 문제를 야기한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일본은 초고령 사회의 미래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로봇 기술을 활용한 간병 지원, 고령자의 사회 참여 확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등이 그 예다. 특히, 고령자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들은 단순히 노인을 부양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하는 변화를 보여준다.

또한, 기술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활용하여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원격 의료 시스템 구축,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려는 시도 또한 주목할 만하다.

물론 이러한 노력들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초고령 사회라는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본의 노력은 다른 나라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곧 일본과 같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본의 경험과 노력은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소중한 교훈이 될 것이다. 장수는 축복이지만, 그 축복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사회 시스템의 전반적인 변화와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본의 사례는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고령화 대책을 넘어 새로운 사회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