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식 된장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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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된장은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간장을 분리한 후, 남은 메주 건더기를 으깨 염분으로 간을 맞춰 숙성시킨 발효 식품입니다. 깊은 풍미로 토장국, 된장찌개 등에 활용되며, 쌈장의 재료로도 사용되어 한국 음식의 감칠맛을 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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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 된장, 그 깊고도 오묘한 풍미의 기원을 찾아서

흔히 ‘된장’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붉고 진한 색깔, 구수하면서도 깊은 향, 그리고 밥상 위의 어떤 요리에도 훌륭한 조연으로 자리매김하는 그 존재감일 것이다. 하지만 시중에서 흔히 접하는 된장과 진정한 재래식 된장의 차이는 단순히 맛의 차이를 넘어, 그 제조 과정과 담긴 시간, 그리고 우리 민족의 삶과 깊게 얽혀있는 역사까지 아우르는 심오한 차원에 있다.

재래식 된장은 단순한 발효 식품을 넘어,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정성이 깃든 살아있는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메주’라 불리는 콩을 발효시킨 덩어리가 그 시작이다. 햇볕에 말린 콩을 삶아 으깨어 띄운 후,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며 여러 날에 걸쳐 정성스럽게 관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콩 속의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다양한 효소와 유기산을 생성하고, 이것이 바로 재래식 된장의 독특한 풍미와 영양의 근원이 된다. 단순히 콩을 발효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힘과 인간의 노력이 조화를 이루는 예술과도 같은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메주가 만들어지면 이제 장을 담그는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깨끗한 소금물에 메주를 담가 장을 익히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소금의 양, 물의 온도, 발효 시간 등은 장의 맛과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장독대에 옹기항아리를 나란히 늘어놓고, 햇볕과 바람, 온도 변화 등 자연의 섭리를 온전히 받아들이며 장은 서서히 숙성된다. 이 과정은 단순히 맛을 내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장독대는 마치 우리 조상들의 삶의 축소판과도 같아, 햇살의 따스함과 바람의 시원함,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숙성된 장은 간장과 된장으로 나뉘는데, 재래식 된장은 간장을 분리하고 남은 메주 건더기를 으깨어 염분을 조절하고 다시 숙성시킨 것이다. 이 과정에서 메주가 가진 고유의 풍미와 영양소가 극대화되고, 깊고 진한 맛을 내는 것이다. 시판되는 된장과 비교했을 때, 재래식 된장은 그 풍미의 깊이와 복합성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단순히 짠맛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콩의 고소함, 발효의 구수함, 그리고 숙성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은은한 단맛까지 다채롭게 느낄 수 있다. 이는 단시간에 만들어낸 제품이 따라올 수 없는 오랜 시간과 정성의 결과이다.

재래식 된장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담고 있는 귀중한 유산이다. 빠르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전통이지만, 그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의 식문화를 지키고 계승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재래식 된장 한 숟갈에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정성, 그리고 자연의 순리까지 담겨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이 귀한 음식을 소중히 여기고 그 맛을 음미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