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5호의 크기는 얼마인가요?

택배 5호, 그 크기에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가로 480mm, 세로 380mm, 높이 340mm.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지만, 이 안에는 누군가의 마음과 정성, 그리고 기다림이 고스란히 담겨 떠나고 도착한다. 5호 박스는 마치 작은 우주처럼, 발신자와 수신자 사이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된다.

이 크기는 과연 어떤 물건들을 담기에 적합할까? 두꺼운 겨울 코트 한 두 벌, 혹은 직접 담근 김치와 밑반찬들. 자취하는 자녀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멀리 떨어진 친구에게 전하는 생일 선물의 설렘이, 이 5호 박스 안에 꼭 맞게 들어간다. 책 몇 권과 손편지를 함께 담아 보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종이 냄새와 잉크 냄새가 어우러진,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선물은 디지털 시대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닐 것이다.

하지만 5호 박스가 단순히 물건만 담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이 숨 쉬고 있다. 밤새워 만든 손뜨개 목도리, 합격을 기도하며 접은 천 마리 학, 힘든 시간을 함께 견뎌낸 친구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까지. 때로는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들이 5호 박스 안에 담겨 전해진다. 택배 기사의 손을 거쳐,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비행기와 트럭을 타고 긴 여정 끝에 도착한 5호 박스. 그 안에는 단순한 물건 이상의 가치가 담겨 있다.

5호 박스의 크기를 가늠하며 우리는 어떤 관계들을 떠올릴 수 있을까? 명절 때마다 고향의 맛을 담아 보내주시는 부모님, 생일이나 기념일에 잊지 않고 선물을 보내주는 친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늘 마음으로 응원해주는 가족들. 5호 박스는 이러한 소중한 관계들을 이어주는 끈이 된다. 물리적인 거리를 넘어,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물론, 5호 박스에 담을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직접 만나서 나누는 따뜻한 포옹, 함께 웃고 울며 만들어가는 추억,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 하지만 5호 박스는 그러한 만남을 더욱 기다려지게 만드는, 소중한 연결고리가 되어준다. 언젠가 직접 만나 전하지 못한 마음들을 나눌 그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우리는 5호 박스에 마음을 담아 보낸다. 480mm, 380mm, 340mm. 이 작은 공간 안에 담긴 크고 깊은 마음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