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두 인두법이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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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두 인두법은 약화된 천연두균을 콧속이나 피부에 주입하여 면역력을 얻는 예방법입니다. 중국에서 유래했으며, 주로 코에 가루 형태의 두가(痘痂)를 불어넣는 방식으로 시행되었습니다. 17세기부터는 주변국으로 전파되어, 러시아, 중앙아시아, 터키, 일본, 조선 등에서도 활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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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방패, 천연두 인두법: 위험한 도박 속 생명의 끈

천연두. 인류 역사에 깊은 상흔을 남긴 질병, 공포의 이름. 불타는 듯한 고열, 온몸에 퍼지는 끔찍한 발진, 그리고 죽음의 그림자. 이 무시무시한 질병에 맞서 인류는 오랜 시간 사투를 벌여왔다. 그 절박한 싸움 속에서 탄생한, 다소 원시적이면서도 기묘한 방어 수단이 바로 ‘인두법(人痘法)’이다.

천연두 인두법은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위험한, 거의 도박에 가까운 예방법이었다. 약화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살아있는 천연두 바이러스를 콧속이나 피부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이 방법은 주로 말린 천연두 환자의 고름 딱지, 즉 두가(痘痂)를 가루로 만들어 콧속에 불어넣는 형식으로 시행되었다. 마치 불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그러나 절박한 심정으로 ‘작은 천연두’를 일으켜 ‘큰 천연두’를 막으려는 시도였던 것이다.

이러한 인두법은 놀랍게도 17세기부터 아시아 여러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육로와 해로를 따라 러시아, 중앙아시아, 터키, 그리고 동아시아의 일본과 조선까지 전파되었다. 각 지역의 의료 환경과 문화적 배경에 따라 두가를 사용하는 방법이나 시술 부위, 그리고 시술 후 관리법 등은 조금씩 달랐지만, 핵심 원리는 동일했다. 바로 ‘통제된 감염’을 통해 면역을 획득하는 것이다.

물론 인두법은 완벽한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약화된 바이러스를 사용한다고는 하나, 감염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두 후에도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인두된 사람이 주변에 천연두를 전파시키는 매개체가 될 위험성도 존재했다. 말 그대로 ‘양날의 검’과 같은 예방법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람들에게 인두법은 끔찍한 천연두의 공 fear에 맞설 수 있는, 몇 안 되는 희망의 끈이었다. 특히 치료법이 전무했던 시대에 사람들은 차라리 통제된 위험을 감수하고 면역을 얻는 쪽을 선택했다. 인두법의 효과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았지만, 적어도 일부 지역에서는 천연두의 확산을 억제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18세기 후반,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우두법(牛痘法)’이 등장하면서 인두법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오늘날 우리는 천연두를 정복한 인류의 승리를 기념하지만, 그 승리의 토대에는 인두법과 같이 불완전하지만 필사적이었던 노력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것은 어둠 속에서 빛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온 인류의 용기와 지혜를 보여주는, 잊혀진 방패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