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FR과 eGFR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사구체여과율(GFR, Glomerular Filtration Rate)은 신장의 기능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하고 정확한 지표입니다. 신장의 기본 기능 단위인 네프론의 사구체에서 혈액이 여과되는 속도를 나타내는데, 즉, 혈액 속 노폐물과 여분의 수분이 소변으로 걸러지는 양을 의미합니다. GFR이 높다는 것은 신장이 효율적으로 노폐물을 제거하고 있다는 것을, 반대로 GFR이 낮다는 것은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GFR의 정확한 측정은 신장 질환의 진단, 중증도 평가, 치료 효과 판정, 예후 예측 등에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GFR을 직접 측정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절차입니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이누린(inulin)이라는 물질을 정맥 주사하고, 일정 시간 후 소변과 혈액 내 이누린 농도를 측정하여 계산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전문적인 장비와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임상 검사로는 사용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는 GFR을 직접 측정하는 대신, 계산된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 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을 사용합니다. eGFR은 환자의 크레아티닌 수치, 연령, 성별, 인종 등을 이용하여 GFR을 추정하는 공식을 통해 계산됩니다. 크레아티닌은 근육의 대사산물로, 신장에서 여과되어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다는 것은 신장에서 크레아티닌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GFR 저하와 관련이 있습니다.

eGFR은 GFR을 간편하게 추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몇 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추정치이기 때문에 실제 GFR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근육량이 적은 노인이나 소아, 임산부, 또는 특정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eGFR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eGFR 계산에 사용되는 공식은 인종별로 다를 수 있으며, 인종 특이적인 공식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eGFR은 신장 기능의 단면적인 평가이며, 신장 질환의 진행 속도나 예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GFR은 신장 기능을 평가하는 가장 정확한 지표이지만, 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임상에서는 eGFR을 널리 사용합니다. eGFR은 편리하고 비용 효율적이지만, 추정치라는 점과 개인의 특성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eGFR 결과만으로 신장 기능을 단정 지을 수 없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GFR 직접 측정이나 다른 신장 기능 검사를 추가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의사는 환자의 임상적 상태, eGFR 결과, 그리고 다른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장 질환의 진단과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eGFR은 유용한 지표이지만, 절대적인 수치가 아닌, 환자의 전체적인 건강 상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정보 중 하나임을 기억해야 합니다.